분류되지 않음

우리만의 답을 찾으세요.

by 김용범 | 4월 28, 2022

의식주컴퍼니가 운영하는 런드리고는 비대면 모바일 세탁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으로, 앱을 통해 수거를 신청하고 문 앞에 세탁물을 두면 하루 만에 수거·세탁·건조까지 완료하여 다시 문 앞으로 배송해 주는 서비스입니다. 광고 대행사, 콘텐츠 제작사, PR 에이전시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았던 김용범 마케터는 커리어의 대부분을 콘텐츠 마케팅에 집중했습니다. 의식주컴퍼니에서 앱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던 김용범 마케터는 현재 UA, CRM 모두 담당하고 있고 직접 매출에 기여할 수 있는 CRM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김용범 마케터의 앱 마케터로서의 여정을 Q&A 인터뷰에서 확인하세요.


모든 스타트업 마케팅의 시작은 우선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겠죠.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마케터는 Paid 캠페인을 세팅하고, 광고 효율에 대한 관리를 하게 됩니다. 저의 경우 퍼포먼스 & 그로스 마케터로 업무가 변경되면서 처음 캠페인을 세팅하게 되었는데요. Paid 광고 플랫폼을 통해 광고를 운영하는 것을 간접적으로는 경험해왔지만, 직접 Self-serving으로 진행하는 것은 처음이라 광고 효율을 관리한다는 것이 어떤 뜻인지, 어떻게 하는 것인지 헤매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면, 어떤 광고 플랫폼을 선택해야 하는지, 어떤 크리에이티브를 제작해야 하는지, 어느 정도의 예산을 소진해야 하는지, 적정한 CPI, CPA는 얼마인지 감도 못 잡았던 것이지요. 팀의 도움과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으며,저와 저희 팀이 느꼈던 몇 가지 인사이트를 공유드리고자 합니다.

1. 목표를 올바르게 설정하는 것만으로도 효율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모든 캠페인에는 정해진 예산이 있죠. 저는 광고 효율이란 쉽게 ‘원하는 목표를 원하는 가격에 달성했는가?’라고 생각합니다. 쉽게 말하면, Paid 캠페인을 통해 앱 설치 1개 당 1만 원에 일어났다면 그냥 길거리에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5천 원을 줄테니 앱 설치해달라고 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퍼포먼스 마케터로 자리를 옮기고 가장 우선적으로 Paid 캠페인의 목표에 대한 정리가 먼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전에는 ‘앱 설치’를 전환 목표로 진행하고 있었는데, ‘앱 설치가 과연 현재 런드리고의 스테이지에 가장 적합한 목표일까?’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런드리고의 목표, 즉 ‘런드리고가 현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라는 주제를 팀과 함께 논의했을 때 답은 앱 설치가 아닌 회원가입이었습니다. 서비스 특성상 앱 설치 캠페인 성과가 좋고, 앱 설치가 증가한다 하더라도 회원가입과 이용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비용이 낭비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Paid 캠페인의 궁극적인 목표는 비즈니스 임팩트를 만드는 것이고, 이는 매출을 발생시킬 고객을 유치하는 것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현재 스테이지에 적절한 캠페인 목표는 ‘회원가입’으로 정했습니다.

여기서 ‘왜 바로 서비스 이용(구매)을 전환 목표로 삼지 않는가?’라는 의문이 드실 수 있는데요. 서비스 이용자가 많아야 이러한 데이터를 활용하여 유사 타겟을 생성하고, 구매 전환 목표도 최적화할 수 있는데 저희는 아직 이러한 단계에서 최적화하기에 충분한 모수를 확보하지 못 한 상황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프로모션/이벤트 중심의 단기 캠페인에서 상시 캠페인으로 전환하여 캠페인 스스로 좀 더 시간을 두고 학습하고 최적화할 수 있도록 세팅했습니다.

회원가입 목표 전환으로 기존 앱설치 캠페인 대비 약 50% 절감된 CPI와 75% 절감된 CPA로 캠페인을 운영할 수 있었습니다. 동일 매체 및 동일 예산이더라도 광고 목표만 적합하게 바꾸면 캠페인 성과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에 다른 결과를 가지고 올 수 있습니다. 혹시, 현재 캠페인 성과가 안 좋거나, 캠페인 성과가 좋더라도 비즈니스상에서 큰 영향을 찾을 수 없다면 현재 스테이지에 필요한 목표를 명확하게 정의하여 매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비즈니스 임팩트를 만들어보시면 어떨까요?

2. 결국 답은 유저에게 있습니다.

“초기 스타트업의 마케팅 관련 의사결정은 마케터의 감, 다시 말해 검증되지 않은 가설에 의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A라는 제품을 만들면 좋아하겠지?’라는 것이지요. 하지만, 극초기를 넘어 Scale-up을 하고자 한다면 우리 서비스를 이용할 잠재 User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런드리고의 사례를 들면, 저희는 내부 데이터 및 외부 서베이 진행을 통해 고객이 생활빨래, 드라이클리닝 등 세탁 서비스를 이용할 때 주로 맡기는 의류가 명품 의류이고, 동시에 가장 맡기기 꺼려하는 의류 또한 명품 의류라는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이는 언뜻 보면 상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생각해보면 집에서는 세탁이 어렵기 때문에 외부에 세탁을 맡기기는 하지만, 손상에 대한 걱정으로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뜻이겠지요. 이에 맞추어 세탁이 까다로운 옷이나 손상이 걱정되는 옷 등의 섬세한 케어가 필요할 때 믿고 맡길 수 있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유저에 대한 명확한 이해는 크리에이티브 제작, 그리고 그에 맞는 채널을 찾을 수 있게 해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프로모션, 가격 정책, 서비스, 전반적인 메시지 톤과 C/S 고도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3. 정밀한 타겟팅이 만능은 아닙니다.

우리가 만나야 하는 유저에 대해 파악했다면, 그 다음 이루어져야 할 이상적인 퍼포먼스 마케팅은 세분화된 타겟에게 개인화 마케팅을 하여 더 많은 전환을 이끌어내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용할 수 있는 내부 리소스가 많지 않고, 매체비가 크지 않은 초기 스타트업의 마케팅에서는 오히려 지나친 타겟팅은 광고 효율을 낮출 수도 있습니다. 타겟팅이 많아질수록 캠페인 모수는 감소하고 최적화의 가능성을 줄여 매체비를 오히려 효율적으로 쓰지 못할 수도 있거든요. 런드리고는 특히 서비스 가능 지역이라는 서비스 상의 제한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미 캠페인 모수가 더 줄어든 상황이어서 다른 타켓팅 옵션을 디테일하게 세팅하면 모수가 더 많이 줄어들어 집행을 하더라도, 해당 캠페인 성과를 기반으로 인사이트를 도출했을 때 적용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앱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케팅의 캠페인 목표는 앱 설치 그리고 회원가입이기 때문에, 저희에게는 특정 전환 액션이 아닌 이상 타겟팅을 최소한으로 하고 진행하는 것이 적은 예산을 가장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이었습니다.

4. 광고 플랫폼은 다다익선이 아닐 수 있습니다.

새로운 매체 발굴과 다양한 Ad-tech 활용으로 전반적인 Paid 캠페인 성과를 개선해야 한다는 글을 많이 보셨을 텐데요. 어느 정도 성장이 진행된 기업의 마케팅에는 적합할 수 있지만, 초기 스타트업의 마케팅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매체와 Ad-tech를 활용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기존 광고 플랫폼을 고정적으로 사용할 경우, 같은 지면 안에서 같은 캠페인 모수에게 지속적으로 광고가 노출되고 빈도 자체가 높아지다 보니, 궁극적으로 캠페인 성과가 안 좋아지기 때문입니다. 다만, 초기 스타트업의 경우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페이스북, 구글 등 대표적인 광고 플랫폼만 활용해도 충분히 모수를 확보할 수 있고, 신규 플랫폼을 추가할 경우 해당 플랫폼을 최적화하는 데에 추가적인 비용이 들기 때문에, 당장의 성과가 급할 때는 이러한 테스트 비용 조차 효율의 차원에서는 최대한 절감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플랫폼에서 광고 효율이 지나치게 감소하여 더 이상 신규 고객을 획득할 수 없다고 판단했을 때 다른 플랫폼을 검토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5. IMC의 관점을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네이버 메인에 대문짝만 하게 나가는 배너 광고, 한 번쯤 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실 텐데요. 네이버 메인에 배너 광고 하나만 한다고 앱 설치가 드라마틱하게 증가할까요? 아닐 수도 있습니다. 마케팅이란 퍼널이 존재하고, 퍼널 당 필요한 것을 준비하는 것이 어떤 특정 퍼널 하나에 비용을 집중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네이버 메인 배너 하나를 크게 가져가는 것보다는 Paid 광고 플랫폼을 통한 적당한 배너 광고 집행, 검색 및 키워드 광고, 바이럴 마케팅을 통한 리뷰 생성 등 잠재 고객이 만나게 되는 각 접점에 필요한 것들을 적당하게 준비해두는 것이 전반적인 캠페인 성과에 훨씬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메인 배너를 보고 검색을 했는데, 검색 후 브랜드검색 페이지라든지, 후기라든지 이런 필수적인 것들이 정비되어 있지 않다면 노출, 클릭은 많더라도 실제 전환(앱설치, 회원가입)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초기 스타트업의 성장은 ‘퍼포먼스가 전부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특히, 초기일수록 Paid의 성장이 Organic도 함께 견인하기 때문에 퍼포먼스 마케팅이 더욱더 중요한 것이지요. 다만, 해당 퍼포먼스를 만들어가는 과정 안에서 있어 보이고, 강력해 보이는 것들을 시도하기보다는 현재 스테이지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을 고려하고, 그에 맞는 적당한 크리에이티브, 타겟팅 옵션, 플랫폼을 세팅하시면 훨씬 효율적으로 예산을 사용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저희의 서비스 특성, 산업, 생태계 등 외부적인 환경, 그리고 내부적인 Capacity, Schedule 등을 고려하여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고 저희가 찾은 답은 위와 같았습니다. 저희가 찾은 답이 모두에게 적용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만, 답을 찾아 나가는 과정에서 얻은 저희의 깨달음이 여러분의 답을 찾는 과정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